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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자/영화드라마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퀸의 황홀한 해방) 리뷰 -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편영화가 아닌 이유

2020.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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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보고 올 필요없다. 할리퀸님이 친절하게 처음부터 설명해주시니까.

버즈 오브 프레이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영화인데다,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할리퀸을 정면으로 내세운 영화입니다. 그래서 수스쿼의 속편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는데요.

NO.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평단에서 혹평을 받았지만, 매니아층에서는 높은 지지를 받은 영화였기 때문에 그 영화를 좋아한 분이었다면 이 영화를 관람하려 마음을 먹으셨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수스쿼의 속편이 아니며, 심지어 마블만화의 '버즈 오브 프레이'에서조차 할리퀸이라는 캐릭터는 포함되지 않아요.

만화 '버즈 오브 프레이' 관련 칼럼 보고오기

만화속 '버오프'의 캐릭터에 대한 내용은 위 링크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우선, 수스쿼 얘기를 먼저해야 할것 같아요. 수스쿼에서 마고 로비가 연기한 할리퀸은 머릿속에서 지워내기가 힘들 정도로 굉장히 임팩트있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녀가 강한 캐릭터라고 해서 여성으로서 강한 캐릭터는 아니었죠. 철저한 사랑꾼입니다. 조커의 사랑을 얻을수만 있다면 죽음까지 불사할 정도로 그에게 충성하지요.

정신과 전문의라는 엘리트인데다 쭉쭉빵빵 섹시한 그녀가 조커와 사랑에 빠지면서 세상 지독한 악질 빌런으로 다시 태어나고, 조커의 말이라면 껌뻑죽는다? 남성분들의 마음을 홀딱 빼앗아 갈만 합니다. 

 그런 그녀의 캐릭터가 이 영화에서도 지속이 될까요? 그것을 기대한 남성팬분들이 이 영화를 감상한다면 페미니즘적인 장면들로 조금 거북하실 수 있습니다. 아주 살짝요.

영화의 줄거리보다는 이 영화가 왜 수스쿼의 속편이 될 수 없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페미니즘과 반쪽짜리 페미니즘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조커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할리퀸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영화초반에 보여줍니다. 그녀의 나레이션은 '나는 강하다'고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슬픔 그자체입니다.

할리퀸이 슬픔에 빠져 고주망태가 된 바에서, 블랙카나리와 대화하는 장면이예요. 조커가 없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그 이상은 다들 관심없다고 말하는데...번역은 '나'이지만 실제 대사는 'we'입니다. 조금씩 여성들간의 고리가 생기기 시작하는데요.

그리고 조커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던 장소, 화학공장을 폭파시켜버리는 것으로 그녀는 다시 태어납니다.

버오프에는 수스쿼처럼 암울한 고담시의 풍경이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밝은 기운의 그녀때문에 범죄의 현장이 축제의 현장처럼 느껴질 정도예요. 할리퀸 외에는 수스쿼의 캐릭터가 재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런 특징만으로도 수스쿼의 속편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네요.

조커가 없는 할리퀸을 노리는 사람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그녀는 점점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장 큰 상대는 '블랙마스크'인데요. 최고의 악당인 조커에 밀려 2인자 악당인 그에게 할리퀸은 좋은 먹잇감이죠. '그녀는 내거야'라고 말하며, 죽이는 대신 다이아몬드를 찾는데 그녀를 이용합니다.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주구장창 할리퀸을 이용하는 조커처럼 말이죠.

다이아몬드는 찾는 과정에서 많은 여성캐릭터를 만납니다. 일가족이 몰살당하고 킬러로 키워진 '헌트리스', 매번 공과를 남성경찰들에게 빼앗겨온 열혈 여성경찰 '몬토야', 그리고 블랙마스크의 술집에서 노래하는 '블랙카나리', 소매치기 소녀 '카산드라'까지...

해방을 원하는 여자들이겠죠. 구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던 여성들이 영화가 전개되면서 해방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헌트리스는 평생을 킬러로 키워진 속박을 가졌지만 원수들을 하나씩 헤치워나가면서 복수를 완성합니다. 몬토야는 경찰뱃지를 내려놓고서야 자유를 얻었구요.

블랙카나리 또한 노래하는 삼류가수에서 영화막바지 '카나리 크라이'(사자후) 능력을 발휘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블랙카나리는 영화내내 그냥 좀 잘싸우고 정의감있는 매력적인 흑인가수일 뿐이었거든요. 갑자기 뜬금없이 결정적인 순간에 '카나리 크라이' 능력을 쓰면서 상황을 종결시켜버립니다. (사실 이 장면에서 헛웃음이...)

무질서 난장판 퓨전 믹스 영화라서 호불호가 강할 것 같아요.

장점과 단점이 극명해서 호불호도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점

이 영화의 장점은 우선 시각적인 효과가 음악이 너무 완벽한 영화입니다. 뮤직비디오처럼 느껴질 정도로 유쾌하고 즐겁니다. 액션씬도 공들인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경찰서에 들어간 할리퀸이 야구배트로 싸우는 장면과 마지막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도로에서 달리며 싸우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액션씬입니다. 존윅의 액션감독이 투입되었다고 하더니 정말 제대로 만든것 같습니다.

영화 속 액션장면들은 할리퀸과 어울리게 '논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물론 마지막 합동격투씬 빼고는 할리퀸의 액션씬들은 참 볼만합니다. 아크로바틱한 그녀의 동작부터, 상상초월하는 무기들까지 눈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할리퀸에 빙의한 마고 로비의 연기예요. 이 영화에서 마고 로비의 할리퀸이 다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는데요. 아무리 겉도는 느낌이 든다해도 '버즈오브프레이'를 결성한 것도 할리퀸의 역할이었습니다. 수스쿼에서 할리퀸의 분량에 목말랐던 분이라면 이 영화에서 충분히 만족하실 수 있으실거예요.

단점

재미는 있지만 단점도 많은 영화인것 같아요. 팝아트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스토리의 구멍을 감추기 위해서인지 이야기가 순서대로 전개되지않고 뒤죽박죽 플래시백됩니다. 헷갈릴 정도는 아니지만 탄탄한 시나리오를 묵직하게 끌고가는 느낌은 아니고, 가볍고 가볍고 가볍습니다.

그리고 페미니즘적인 요소가 또한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이 영화를 페미니즘 영화로 만들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보여요. 이렇게 흑인, 백인, 동양인, 어린 여성, 나이든 여성까지 골고루 섞어놓고,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쳐 싸우기까지 하잖아요. (모성애와 연대)

게다가 남성들과 싸우는 씬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데 너무 쉽게 쓰러뜨리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심지어 최강악당 보스 블랙마스크까지 쉽게 날려버리구요. 칼잡이 재즈도 크게 부각되지않습니다. 중요한 다이아몬드를 잃어버리는 *신같은 역할정도. 남성들이 이 영화에서는 다소 무기력해보이기까지 합니다.

페미니즘 숨은 요소로 할리퀸이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은 다름아닌 '하이애나'라는 것을 들 수 있어요. 하이애나는 강한 암컷이 무리를 이끄는 모계사회 대표적인 동물이죠. 영화가 끝날때까지 줄기차게 들고다니는 비버인형이 대체 무슨 의미일까 의문이 들었는데요. <중세동물지>에 따르면 비버는 사냥꾼이 쫒아오면, 성기를 물어뜯어 사냥꾼에게 던져버리는 동물로서, 성기는 음란의 상징, 사냥꾼의 악마의 상징으로 해석하면 '악마는 순결앞에서 맥없이 물러난다'는 뜻을 가집니다. (비버에 대한 해석은 철저한 뇌패셜입니다)

특이하게도 주인공들이 여성들인데도 불구하고, 의상이 섹시하지 않습니다. 수스쿼의 할리퀸이 섹시함을 한껏 과시했다면, 버오프의 할리퀸은 그냥 귀엽습니다. 다른 캐릭터들도 모두 섹시함보다는 걸크러쉬가 강하죠.

그러나 반쪽짜리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할리퀸'은 철저하게 '반페미니즘'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하거든요. 모순적이게도 영화초반부터 흘러나오는 노래 '사랑의 찬가'는 그대없으면 나도 죽을거야라는 내용으로 할리퀸의 사랑꾼적인 면모를 잘 대변하는 노래입니다. 할리퀸이 블랙마스크에게 두들겨맞을때 할리퀸의 머릿속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록시하트 코스프레 장면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내내 의문이 들게 만듭니다.

뮤지컬 시카고의 캐릭터 '록시하트'는 의존적이고 약한 여성이 스타로 거듭나는, 언뜻보기엔 강한 여성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이 장면에서도 뒤에 무용수들이 블랙마스크를 쓰고 있고, 할리퀸이 이 남자들을 갖고노는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시카고의 내용대로라면 록시하트가 스타가 되는 과정에서, 남성변호사가 록시하트를 인형처럼 조종해서 살인 감옥수를 스타로 만들어주거든요. 록시하트는 자수성가의 인물이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특징은 할리퀸은 이 무리에서 어울리지 않고 겉도는 느낌입니다. 그녀만 유난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느낌도 가집니다. 그럴수밖에 없어요. 소녀를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이 정의감을 가진 캐릭터라면 할리퀸은 그냥 할리퀸, 또라이 빌런일뿐입니다. 자기 살자고 소녀를 팔아치우기도 하죠. 이 소녀에 대해 또 말하자면,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건 안됐지만 소매치기에다가 딱히 착함과는 거리가 멀어요. 결국 영화 결말에 가서는 3:2로 찢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죠. 위 셋은 위대한 유산을 물려받아 자경단(버즈오브프레이로 후속영화 출시 예상)으로 활약하고, 할리퀸과 카산드라는 친구가 됩니다.

이럴거면 할리퀸 솔로무비를 만들지, '버즈오브프레이' 안에 왜 할리퀸을 넣었는지 이해가 되지않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할리퀸 캐릭터로 버즈오브프레이가 결성되는 것도 보여주고, 페미니스트영화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할리퀸 솔로무비를 기대한 분들에게는 여간 실망스럽지 않은 부분이네요. 배트맨도 조커도 나오지 않는 할리퀸 영화라니 말입니다. (이 3명의 캐릭터 그대로 할리퀸없는 버즈오브프레이 영화가 나오면 사람들이 얼마나 볼까 의문이 듭니다.)

액션씬을 잘만든 영화라고 해도 이들과 함께 싸우는 합동격투씬은 진짜...너무하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하이라이트가 들어갈 자리인데, 너무 긴장감이 떨어져서 지루하기까지 하더라구요. 갑자기 할리퀸이 롤러스케이트로 갈아신은 것부터 문제였어요. 나중에 도로 롤러스케이트 격투씬에서 필요했기때문이었다고 한다면, 도로 나가기 직전에, 블랙카나리가 사자후를 뿜기 직전에 신었어야죠.

그냥 할리퀸 혼자 싸우게 해주세요.

이렇게 쓰고 보니,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주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다만, 몇가지 단점들 때문에 장점이 너무 묻히는 것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고 할까요.

이렇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야심차게 준비한 DC의 이번영화 '버즈오브프레이'는 전작 '아쿠아맨', '조커'와는 연관성이 거의 없는 오락영화라는 것을 알려드리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개봉되는 여성히어로들 영화들 사이에서 그 존재감을 충분히 유지할만한 할리퀸의 영화는 계속될것으로 예상되며(이것또한 저만의 뇌피셜), 할리퀸의 매력에 푹 빠지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어서 영화관으로 고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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